
지나 아빠가 봉투 앞에서 30분을 망설인 건 금액 때문이 아니었습니다.
5만 원을 넣었다가 빼고 10만 원을 넣었다가 빼고,
결국 "그 중간은 없어요?"라고 엄마에게 물었죠.
돌아온 답은 뜻밖이었습니다.
"7만 원은 되는데 9만 원은 안 돼."
조의금 얼마가 적당한지보다 먼저 알아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.
회사 동료의 부친상 부고를 받은 그날 저녁, 지나네가 정리한 내용입니다.
조의금은 홀수로 — 10만 원은 예외, 9만 원은 안 됩니다
부의금이라고도 부르는 조의금은(부조금은 축의금까지 아우르는 더 넓은 말입니다) 액수를 정하기 전에 단위부터 알아야 합니다.
- 10만 원 미만은 3만·5만·7만 원처럼 홀수 단위로 냅니다. 전통적으로 홀수를 양(陽)의 수로 보아 상가에 부조할 때는 홀수를 지켜 왔습니다.
- 10만 원은 짝수지만 예외입니다. 3과 7을 더한 완성된 수로 보아 관례상 허용되고, 10만 원 위로는 20만·30만 원처럼 10만 원 단위로 올립니다.
- 9만 원은 내지 않습니다. 홀수지만 '아홉수'로 꺼리는 숫자라 7만 원 아니면 10만 원으로 갑니다.
- 4만·6만·8만 원 같은 짝수 금액도 피하는 것이 관례입니다.
즉 선택지는 사실상 홀수인 3만·5만·7만 원과 예외인 10만 원 네 가지로 좁혀집니다.
지나 아빠가 망설인 "그 중간"은 애초에 없었던 셈이죠.
2026 관계별 조의금 금액표 — 직장동료·친구·친척
최근 설문에서 직장 동료 조의금은 5만 원이 가장 많고 평균도 5만 원 안팎으로 나타났습니다.
이를 기준으로 관계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.
| 관계 | 기본 | 가까운 사이 |
| 직장 동료·거래처 | 5만 원 | 10만 원 |
| 상사·팀장 | 5만 원 | 10만 원 |
| 친구 | 5만 원 | 10만 원 |
| 절친·오래된 친구 | 10만 원 | 20~30만 원 |
| 먼 친척 | 5만 원 | 10만 원 |
| 가까운 친척 | 10만 원 | 20~30만 원 |
| 얼굴만 아는 지인 | 3만 원 | 5만 원 |
- 표에서 헷갈리면 5만 원이 기본이고 가까우면 10만 원 하나만 기억해도 됩니다.
- 동료의 조부모상이나 배우자 부모상처럼 한 다리 건너면 3만~5만 원 선입니다.
- 상대가 공직자·교직원·언론인이라면 5만 원을 넘기지 않습니다. 국민권익위원회가 안내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기준으로 경조사비 한도가 5만 원(화환·조화는 10만 원)이기 때문입니다.
- 받은 적이 있다면 받은 금액을 돌려주는 것이 가장 정확한 기준입니다. 경조사는 품앗이라 기록해 두면 다음에 고민이 없습니다.

조의금 봉투 쓰는 법 — 앞면은 부의, 뒷면은 이름
조의금 봉투는 장례식장에 비치돼 있지만 미리 써 가면 입구에서 당황하지 않습니다.
- 앞면 가운데에 한자로 부의(賻儀) 또는 근조(謹弔)를 씁니다. 장례식장에 있는 봉투에는 대부분 인쇄돼 있어 그대로 쓰면 됩니다.
- 뒷면 왼쪽 아래에 이름을 세로로 씁니다. 회사나 단체 이름이 필요하면 이름 오른쪽에 소속을 세로로 덧붙입니다.
- 돈은 새 지폐보다 깨끗한 헌 지폐가 관례입니다. 새 돈은 "미리 준비했다"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피합니다.
- 봉투는 접수처에서 조객록에 이름을 적을 때 함께 냅니다. 상주에게 직접 건네지 않습니다.

장례식장 조문 순서 — 조객록·분향·절·상주 인사
조문 순서만 알면 처음 가는 장례식장에서도 당황하지 않습니다.
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안내 기준입니다.
방문 시기는 부고를 받은 직후보다 빈소가 정리된 4시간 뒤부터 이틀째 사이가 적당합니다.
- ① 조객록 서명과 조의금 전달: 입구 접수처에서 이름을 적고 봉투를 냅니다.
- ② 분향 또는 헌화: 향은 한두 개를 촛불에 붙인 뒤 손으로 가볍게 흔들어 끕니다. 입으로 불지 않습니다. 헌화는 오른손으로 줄기를 잡고 왼손으로 받쳐 꽃봉오리가 영정 쪽을 향하게 놓습니다.
- ③ 영정에 절 두 번: 두 번 절한 뒤 잠시 고개를 숙입니다. 종교에 따라 절 대신 묵념을 해도 됩니다.
- ④ 상주와 맞절 한 번: 상주를 향해 한 번 절하거나 고개를 숙입니다. 이때 손은 남자는 오른손이 위이고 여자는 왼손이 위로 평소와 반대입니다.
- ⑤ 짧은 인사: "삼가 조의를 표합니다" "얼마나 슬프십니까" 정도면 충분합니다. 상주가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는 고인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묻지 않습니다.
- 식사 자리를 권하면 짧게라도 앉았다 오는 것이 예의이고, 건배는 하지 않습니다.
장례식장 예절 — 복장과 하지 말아야 할 것
- 검정 정장이 기본이고 없으면 남색·회색 같은 어두운 색으로 갑니다. 흰 셔츠에 검정 넥타이가 무난합니다.
- 화려한 액세서리·짙은 화장·향수는 피합니다. 양말은 반드시 신고 맨발은 금물입니다.
- 급히 가느라 평상복이라면 밝은 색 겉옷만 벗어도 크게 결례가 되지 않습니다. 못 가는 것보다 낫습니다.
- 장례식장에서 큰 소리로 웃거나 오래 담소를 나누지 않습니다. 사진 촬영도 삼갑니다.
못 갈 때 — 조의금 계좌이체 예절
- 부고 문자에 계좌번호가 있으면 이체 후 짧은 문자를 보냅니다. "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 직접 못 가 죄송합니다." 정도면 됩니다.
- 이체할 때 받는 분 표시란에 이름과 소속을 남기면 유족이 정리하기 편합니다.
- 계좌 안내가 없으면 참석하는 동료 편에 봉투를 전달하는 것이 다음으로 정중한 방법입니다.
- 못 갔더라도 장례가 끝난 뒤 한 번 연락하는 것이 마음을 전하는 데는 더 오래 남습니다.

지나네의 그날 저녁
아빠는 결국 5만 원을 넣었습니다.
봉투 뒷면에 이름을 세로로 쓰는 아빠 옆에서 지나가 "왜 옆으로 안 써?"라고 물었고,
아빠는 "슬픈 날에는 조용히 쓰는 거야"라고 답했죠.
다음 날 검정 정장을 입고 나서는 아빠를 지나가 현관까지 배웅했습니다.
기억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.
금액은 3·5·7·10만 원 중에서, 봉투는 앞면 부의에 뒷면 이름 세로,
순서는 조객록에서 상주 인사까지.
조의금 액수를 고민하는 시간보다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마음이 먼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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